[건축 이야기] 비만 오면 물속으로 사라지는 다리? 잠수교와 반포대교에 숨겨진 역발상의 비밀

 장마철, 태풍이 올라오는 시기만 되면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잠수교 차량 통제" 소식, 들어보셨나요? 매번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 잠기는 다리를 왜 만들었을까요? 다른 한강 다리들은 수면에서 높게 떠 있어서 비가 많이 와도 멀쩡한데, 왜 잠수교는 물에 잠겨버리는 걸까요? '설계를 잘못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놀랍게도 잠수교는 '일부러 잠기도록'만든 다리입니다. 잠수교에 숨겨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와 역발상의 건축학 소개해 드릴게요!

1. 1970년대 대한민국, 돈은 없고 다리는 필요했다?

1970년대, 서울은 막 발전을 시작하고 있는 도시였습니다. 급격한 도시 확장으로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을 건널 다리가 절실히 필요했죠. 하지만, 한강은 장마철만 되면 수위가 무섭게 불어나는 강입니다. 홍수를 피하려면 다리를 높게 지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대한민국 정부의 주머니 사정은 넉넉지 않았죠. 다리를 건설하는 비용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2. "피할 수 없으면 잠기자!" 기술자들의 역발상

비용문제로 골머리를 앉고있던 정부에게 건축,토목 기술자들이 엄청난 아이디어를 냅니다. 

"물을 피해 위로 높이 올릴 수 없다면, 차라리 다리를 물에 바짝 붙여 짓고 홍수가 나면 물속으로 잠기게 하자!"

물이 불어나 유속이 빨라지면 거센 물살을 버티고 서있는 나무판자는 쉽게 부러지지만, 물속에 잠겨있는 돌멩이는 거센 물살에도 멀쩡하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물과 싸우는 대신, 물에게 길을 내주고 스스로 잠김으로써 거대한 홍수 압력을 견뎌내도록 설계한 것이죠.

3. 잠기면 차는 어떻게 건너? 대한민국 최초의 2층 다리 탄생!

다리를 잠길 수 있도록 만들기로 하자 다른 문제가 떠오릅니다. 물에 잠겨있으면 건널 수 가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자들은 또 한 번 놀라눈 묘수를 발휘합니다. 바로 잠수교 위로 다리를 하나 더 올리는 것입니다. 당연히 두 다리가 한 번에 만들어 진 것은 아닙니다. 잠수교를 만든 이유중 하나가 돈 문제였으니까요. 잠수교는 1976년에 완공되고 그 위에 만들어진 반포대교는 1982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한국 최초의 복층 교량인 '반포대교-잠수교'세트가 완성되었습니다.

4. 추가 TMI

1. 언제 통제될까?

한강 수위가 5.5m에 도달하면 보행자 통제, 6.2m가 되면 차량 통제가 시작됩니다.

2. 세계 기네스북에 오는 분수?

반포대교에는 '무지개분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총 길이는 1,140m로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이 분수는 서울 야경을 환상적으로 만듭니다.

3. 군사적 목적

잠수교의 수면과 바짝 붙은 높이에는 군사적인 목적도 있었습니다. 유사시에 다리가 파괴되더라도 빠르게 복구하거나 북한의 시야에 잘 띄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보적 목적도 겸비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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